책이름 : 체르노빌의 목소리 지은이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옮긴이 : 김은혜 펴낸곳 : 새잎 새도 한 마리 없었고 모든 것이 잠잠했다. 새 없는 땅은 그때 처음 봤다. 모기도, 아무것도 날아다니지 않았다. 핵에너지 연구소에 의뢰된 모든 검사물은 한마디로 방사성 폐기물이었다. 아이들이 모래를 갖고 놀고, 물웅덩이에서 장난감 배를 띄우고 놀았다. 수유하는 젊은 엄마의 모유도 방사성이었다. 산모가 정신을 차리고 아기의 몸을 만져본다. 손가락을 센다. 발가락을 센다. 집으로 돌아와 조르는 막내아들에게 군모를 줬소. 아들은 절대 벗지 않고 쓰고 다녔소. 2년 후 아들은 뇌종양 진단을 받았소. 심리학자, 마을 주민, 군인, 경찰관, 해체작업자, 방사선 선량기사, 운전병, 헬기 조종사, 언어학 교사, 가정실습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