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분만 3

뒷집 새끼 고양이 - 26

노순이가 여섯 배 새끼를 낳은 지 열흘이 지났습니다. 노순이는 부속건물 창고의 바닥에서 한턱 높게 마련해 준 골판지 박스 분만실을 여지없이 마다했습니다. 노순이가 집을 나간 지 3일 만에 돌아왔습니다. 녀석은 혼자 새끼를 낳고 돌보다 배가 고파 할 수 없이 집을 찾았습니다. 형수가 노순이의 뒤를 밟았습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곳에 노순이는 분만실을 마련했습니다.뒷집 형수는 느리 선창가는 길의 집주인에게 열쇠를 빌렸습니다. 다랑구지 논과 봉구산 등산로 사이 경사지 밭에 고구마와 고추가 심겼습니다. 산책로  봉구산자락 옛길과 외떨어져 농기계창고가 앉았습니다. 창고 마당 한켠에 허리를 굽혀야 드나들 수 있는 옛 오두막이 한 채 남았습니다. 작년 가을 태풍에 함석지붕이 날아가 서까래가 훤히 드러난 채 방..

뒷집 새끼 고양이 - 23

노순이가 다섯 배 새끼를 낳은 지 열흘이 되었습니다. 다른 때보다 배가 많이 불렀습니다. 노순이는 뒷집 형이 창고 바닥에서 한턱 높게 골판지 박스로 마련한 분만실을 본체만체 하였습니다. 녀석은 분만 장소로 우리 집을 점찍어 두었습니다. 우리 집은 미닫이 출입문을 밀면 작은 현관을 지나 마루로 올라서게 됩니다. 마루와 바람벽 통유리 사이의 길쭉한 공간이 아파트 베란다 역할을 합니다. 노순이는 잡동사니가 쌓인 베란다 안쪽의 틈새를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이틀동안 좁은 틈새에 웅크리고 앉아 자기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안했습니다. 어머니의 꾸중을 듣고, 지팡이에 억지로 끌려 나왔습니다. 배가 부른 채 미적거리는 걸음으로 자기집으로 향하는 노순이가 안쓰러웠습니다. 몸이 불편한 어머니가 노순이의 해산 뒷바라지를 ..

뒷집 새끼 고양이 - 20

위 이미지는 노순이가 네 배 째 새끼를 품고 젖을 먹이고 있습니다. 다섯 마리 모두 엄마를 꼭 빼닮았습니다. 세 배 째까지 도둑고양이한테 해코지를 당해 새끼를 잃은 노순이의 노심초사는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힘겹게 우리집 뒤울안에 놀러 온 노순이가 젖꼭지가 도드라진 부른 배를 드러내고 뒹굴 거렸습니다. 뒤쫓아 온 뒷집 형수가 노순이에게 낮은 소리로 말했습니다.  “노순아, 새끼는 집에 나아. 잘 보살펴 줄께” 노순이는 두 배 째 새끼를 감나무집 고구마 밭에 몰래 낳아 젖을 먹였습니다. 형수는 보일러실 광에 종이박스로 고양이 분만실을 마련했습니다. 이틀 동안 보이지 않던 노순이가 배가 홀쭉해 돌아왔습니다. 허기진 배를 채운 노순이의 뒤를 뒷집 형수와 어머니가 쫓았습니다. 노순이는 저온저장고가 앉은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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