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안 조수석 발치에서 흰순이가 겁먹은 눈길로 올려다보았다. 녀석은 열흘 전, 아침 7:30분 주문도 느리항을 출항한 삼보12호에 승선했다. 중성화수술을 받으러 읍내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흰순이의 어미 노순이는 무려 열 배를 출산했다. 흰순이가 마지막으로 태어났다. 차편이 없는 뒷집 형수는 흰순이의 수술을 나에게 부탁했다. 이른 새벽, 사료를 놔주는 저온저장고 입구 간이창고에 들어서자 노랑이가 부리나케 뛰어왔다. 뒤따라오는 흰순이를 붙잡아 전날 준비한, 직접 만든 포획틀에 가두었다. 7개월 만에 자유를 잃은 새끼 고양이는 공처럼 위로 튀어 올랐다. 갇힌 흰순이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9시30분이 지나서 동물병원에 도착했다. 오랜만의 뭍 외출이었다. 이일저일 치르고 11시에 흰순이를 보았다. 녀석은 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