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전이었다. 한낮 무더위를 피해 푸른 여명이 터오는 것을 보며 텃밭의 김매기를 마쳤다. 아침 밥상을 차리는데 뒤울안에서 노순이의 애가 끊는 울음과 새끼의 칭얼거림이 들려왔다. 아침 설거지를 마치고 양파․마늘․쪽파를 그물망에 넣어 말리려 뒤울안으로 돌아섰다. 노순이가 새끼 두 마리에게 젖을 먹이고 있었다. 봉구산 등산로로 연결되는 옛길 경사면의 화계와 우리집 뒷벽의 길고 좁은 공간이 뒤울안이다. 수돗가와 보일러실이 양 모서리에 자리 잡았다. 겨울 아궁이에 군불을 지필 나뭇단과 평상이 벽에 기댔다. 평상 위에 골판지 박스가 창턱 아래까지 쌓였다. 창문에 화계의 꽃과 나무가 얼비치었다. 박스 위에서 세 모녀가 엉킨 채 잠들었다. 아마! 새끼들이 높은 곳에 올라서지 못해 어미는 속이 상했는지 모르겠다. 노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