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울안과 이어지는 봉구산에 어김없이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등산로 초입의 몇 그루 관목을 지나면 무덤 두 기가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았습니다. 봉분 위의 할미꽃이 꽃받침을 하늘로 세웠습니다. 산속으로 들어가자 마른 숲에 생강나무 꽃이 파스텔 톤으로 노랗게 번졌습니다. 진달래가 엄지 손톱만한 분홍 꽃망울을 가득 매달았습니다. 숲속 바닥은 달래가 녹색 융단을 깔았습니다. 산자락 밭의 울타리 개나리가 꽃망울을 하나둘 터뜨리기 시작합니다. 찔레가 어지러울 정도로 새순을 내밀었습니다. 오솔길의 감나무·호두나무·대추나무는 천연덕스럽게 계절을 잊은 채 묵묵부답입니다. 바다에 봄이 왔습니다. 뻘그물을 설치하는 어부들의 손길이 바쁩니다. 부지런한 어부의 그물에 농어와 숭어가 일찍 찾아왔습니다. 기온이 오르자 겨우내 갯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