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4

하늘밥도둑

책이름 : 하늘밥도둑 지은이 : 심호택 펴낸곳 : 창작과비평사 "생명공동체의 파손이 일상화·구조화된 현실에 대한 그 자신의 크나큰 노여움과 슬픔으로 인해 그의 시는 많은 경우 하늘과 땅의 순리에 적응하며 살았던 어떤 ‘가난한 삶’에 대한 절절한 기억에 바쳐지고 있다." 이 구절이었다. 생태사상가 김종철 선생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허망함에 선생이 쓰신 글을 찾다가 시인을 만났다. 아! 시인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심호택(1947 - 2010) 시인은 안타깝게 불의의 교통사고로 향년 63세에 타계했다. 1991년 《창작과비평》에 「빈자의 개」 등 8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다행스럽게 세 권의 시집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첫 시집 『하늘밥도둑』, 두 번째 시집 『최대의 풍경』, 유고시집 ..

순간의 꽃

책이름 : 순간의 꽃 지은이 : 고은 펴낸곳 : 문학동네 작금 한국 문단의 대표 시인을 꼽으라면 열의 아홉은 분명 고은을 치켜세울 것이다. 몇 해 전 나는 시인의 시집 세 권을 손에 넣었다. 『전원시편』과 『뭐냐』를 먼저 잡았다. 아꼈던 시집을 이제야 펼쳤다. 시집의 1판 1쇄는 2001년 4월 30일이다. 벌써 15년 전 저쪽의 세월이었다. 내려갈 때 보았네 / 올라갈 때 보지 못한 / 그 꽃(50쪽) 시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시다. 나도 눈에 익은 시다. 나는 뒤늦게 시집을 잡았다. 베스트셀러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다. 온라인서적에서 시집은 항상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 땅의 베스트셀러는 만들어졌다. 89년 초겨울. 나는 한 학기를 남긴 대학을 떠났다. 신흥도시 안산의 변두리 지하방에서 ..

뭐냐

책이름 : 뭐냐 지은이 : 고은 펴낸곳 : 문학동네 절하고 싶다 / 저녁연기 / 자욱한 먼 마을 ‘지나가며'(145쪽)의 전문이다. 반가웠다. 함민복의 ‘절하고 싶다’를 잡다가 이 시를 처음 만났다. 시인한테 물어 시집 ‘시여 날아가라’를 찾았으나 절판이었다. 아쉬웠다. 이 땅 최고 시인의 시집 한 권 없다니. 미안했다. 3권의 시집을 손에 넣었다. 그런데 그렇게 찾던 시를 이 시집에서 만나다니. 선禪시집에는 180수의 시편과 10점의 묵화가 담겼다. 나가는 일이 중노릇이면 / 돌아가는 일이 / 그렇구나 / 그렇구나 / 바로 부처노릇이구나 그러나 참으로 나가야 참으로 돌아오지 안 그래?(출가 / 전문, 101쪽) 내 스승은 효봉이 아니다 / 꼼짝달싹! / 기둥 끝에 붙어 / 청개구리 10년(청개구리 / ..

전원시편

책이름 : 전원시편 지은이 : 고은 펴낸곳 : 민음사 나이가 들면서 시집에 자주 손이 갔다. 근년 들어 100여권의 시집을 손에 넣었다. 시집을 손에 넣기까지 시원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당연히 창작과비평 영인본과 무크지로 출간되던 창비의 몫이 크다. 87년 국민대항쟁. 박종철과 이한열. 두 젊음의 죽음으로 촉발된 한국의 민주화운동. 80년대 엄혹한 군사독재 정권에 항거하던 민족·민중문학 운동의 중심에 시인 고은이 있었다. 그는 젊은 시절 불가에 귀의했다 환속하여 문단에 등단해 새로운 경지를 열어 젖혔다. 자유실천문인협의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민족문학작가회의를 이끌면서 민주화 운동과정에서 수차례 투옥되었다. 대표적인 참여시인은 창비를 통해 나의 눈에 익었다. 2000년대 들어 시인 고은은 해마다 노벨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