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 내려오면서 구멍가게의 관람료 펫말을 보니, 보물 제164호인 회전문의 관람료였다. 그때 연인 한쌍이 구멍가게가 요구하는 관람료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발길을 돌리는 것이 아닌가. 언젠가 내소사와 선운사를 찾으면서 느꼈던 공원입장료와 문화재관람료의 이원화에서 오는 불합리가, 짬을 내어 우리 문화재를 찾은 손님들을 쫒아내고 있는 몰골이었다. 도대체 비행기처럼 허공에 떠있는 문화재가 있는가. 그는 구성폭포를 지나치다, 청평사 삼층석탑을 떠올리고 주위를 두리번거렸으나 석탑은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탑의 위치를 어림짐작할 수 있었다. 폭포위 산중턱에서 중천에 떠오른 햇살을 되받아 반사시키는 물체가 있었다. 그것은 삼층석탑 안내판일 것이 분명했다. 부처의 영원한 삶이 존재하는 탑은 사찰의 중심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