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언니에게지은이 : 이영주펴낸곳 : 민음사 우리는 원하지도 않는 깊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 땅으로 내려갈 수가 없네요 보이지 않는 사람들과 싸우는 중입니다 지붕이 없는 골조물 위에서 비가 오면 구름처럼 부어올랐습니다 살 냄새, 땀 냄새, 피 냄새 // 가족들은 밑에서 희미하게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그 덩어리를 핥고 싶어서 우리는 침을 흘립니다 // 이 악취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공중을 떠도는 망령을 향하여 조금씩 옮겨갑니다 냄새들이 뼈처럼 단단해집니다 // 상실감에 집중하면서 실패를 가장 실감나게 느끼면서 비가 올 때마다 노래를 불렀습니다 집이란 지붕도 벽도 있어야 할 텐데요 오로지 서로의 안쪽만 들여다보며 처음 느끼는 감촉에 살이 떨립니다 어쩌면 「공중에서 사는 사람」, 이 詩였다. 10연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