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4

소 - 땅과 사람을 이어주던 생명

책이름 : 소 - 땅과 사람을 이어주던 생명 지은이 : 최수연 펴낸곳 : 그물코 192mm x 250mm. 책 판형이다. 표준전과 크기다. 눈에 익은 보통 책보다 판형이 크다. 46배판이다. 출판사가 그물코다. 생태주의와 생명운동에 관련된 책을 전문으로 펴내는 곳으로 재생용지만 사용한다. 그렇다. 이 판형은 종이의 낭비를 가장 줄이는 사이즈다. 두 가지 종이 크기에서 46전지(788mm x 1090mm)를 16절이나 32절로 접을 수 있다. 겉표지 이미지도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제 1세대 책 전문가 북디자이너 정병규의 작품이다. 그는 기획과 제작을 아우르는 한국 최초의 출판 디자이너로 이름이 높다. 가난한 생태주의 출판사에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베풀어 주었다. 미술기법의 하나로 콜라주라는 ..

대보름을 스케치하다

주문도의 큰 마을인 진말에서 연례행사인 대보름맞이 척사대회가 열렸습니다. 저는 찬조금을 들고 윷놀이가 열리는 마을회관으로 향했습니다. 떠들석한 흥청거림은 고사하고 쓸쓸하다 못해 허허롭기까지 하였습니다. 노인회장님의 표정은 어딘가 모르게 기운이 없어 보입니다. 병막걸리와 종이컵, 안주는 돼지고기 수육입니다. 행사의 주최자인 마을 청·장년회 회장님과 총무님은 이른 해장술로 벌써 얼굴이 화로를 뒤집어 쓴 것처럼 활활 타올랐습니다. 물에 적신 가마떼기 대신 길게 늘인 보온덮개가 윷판입니다. 남정네보다 아줌마들이 더욱 눈에 뜨입니다. 동네 유일의 구멍가게인 '신성상회'의 간판이 햇빛에 바랜 것처럼 농촌공동체가 자랑하던 마을잔치의 왁자지껄함이 사라졌습니다. 애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이 사라진 이후의, 오늘날 이 땅의 ..

대빈창을 아시는가

대빈창 해변의 파란 하늘과 흩어지는 흰구름에서 가을이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멀리 보이는 섬이 서도면의 9개 무인도 가운데 하나인 분지도 입니다. 서도면에는 4개의 유인도가 있습니다. 면소재지가 있는 주문도는 임경업 장군의 일화에서 섬 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중국 사신으로 가던 임경업 장군이 하직인사를 올린 섬이라 아뢸 주(奏), 글월 문(文)을 써서 주문도로 했답니다. 요즘은 주문도(注文島)로 바뀌었습니다. 주문도의 피서객은 거의 대빈창 해변에 몰립니다. 조선시대 중국을 비롯한 외국 사신을 영접했던 곳입니다. 사진의 도로에서 제방이 좌우로 각 500m씩 뻗어 해변은 1km가 되는 셈입니다. 제방 안쪽의 해송숲이 소금기 섞인 바닷바람을 막아 줍니다. 한뼘의 농경지라도 넓히려는 욕심..

죽음의 밥상

책이름 : 죽음의 밥상지은이 : 피터 싱어, 짐 메이슨옮긴이 : 함규진펴낸곳 : 산책자 이 책은 철학자 피터 싱어와 변호사이자 농부인 짐 메이슨의 합작품으로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이다. 그들은 전형적인 마트 쇼핑과 육가공식품 애호가족, 유기농 식품과 해산물을 주로 먹는 선택적 잡식주의 가족, 완전 채식주의를 실천하는 '생각하는 식단' 가족을 방문하여 저녁을 함께 먹는다. 이 가족들의 먹을거리가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고 유통되어 식탁에 오르는지를 뒤 쫒는다. 나는 이 땅의 현실이 서글퍼졌다. 그것은 이 책이 강조하고 있는 동물 복지에 대한 윤리 개념 때문이다. 가혹하고 잔인한 동물 학대에 대한 관심은 차치하고라도, 도대체 광우병으로부터 자신의 가족을 지키려고 유모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