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긴 노래, 짧은 시 지은이 : 이시영 엮은이 : 김정환, 고형렬, 김사인, 하종오 펴낸곳 : 창비 “지금 부셔버릴까” / “안돼, 오늘밤은 자게 하고 내일 아침에······” / “안돼, 오늘밤은 오늘밤은이 벌써 며칠째야? 소장이 알면······” / “그래도 안돼······” / 두런두런 인부들 목소리 꿈결처럼 섞이어 들려오는 / 루핑집 안 단칸 벽에 기대어 그 여자 / 작은 발이 삐져나온 어린것들을 / 불빛인 듯 덮어주고는 / 가만히 일어나 앉아 / 칠흑처럼 캄캄한 밖을 내다본다 「공사장 끝에」(42쪽)의 전문이다. 시편을 읽어나가다 여기서 가슴 한 구석이 찡하게 울렸다. 철거반원들의 소리를 죽인 대화에서 서울 변두리 철거민들의 애타는 풍경이 그려졌다. 시선집은 3부에 나뉘어 80편이 실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