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바다의 황금시대 파시 지은이 : 강제윤 펴낸곳 : 한겨레출판 현관문을 밀치자, 고갯길 가드레일 안쪽 자투리땅에 허리를 굽혔던 어머니가 고개를 치켜드셨다. 어머니는 내일 봄비 소식을 듣고, 겨우내 가뭄에 시달렸던 보리밭에 요소를 주고 계셨다. “서울, 이모한테서 전화 왔었어요.” “참, 막내야, 민어 먹을 때 이모 젓가락도 놔줘라.” 설 연휴를 맞아 섬을 찾았던 작은 형과 누이 가족이 오후배로 섬을 떠났다. 점심을 먹으면서 인천에 사는 작은 형께 나는 물었다. “형, 신포 시장에 민어 골목이 있어.” “응. 많이 외졌지만 지금도 살아있어.” 내 머릿속은 올 여름철 복달임을 어머니를 모시고 형제들과 함께 하겠다는 계산이 서 있었다. 독서대에 얹힌 책은 ‘바다의 황금시대 파시’. 어머니는 회 얘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