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2

바다의 황금시대 파시

책이름 : 바다의 황금시대 파시 지은이 : 강제윤 펴낸곳 : 한겨레출판 현관문을 밀치자, 고갯길 가드레일 안쪽 자투리땅에 허리를 굽혔던 어머니가 고개를 치켜드셨다. 어머니는 내일 봄비 소식을 듣고, 겨우내 가뭄에 시달렸던 보리밭에 요소를 주고 계셨다. “서울, 이모한테서 전화 왔었어요.” “참, 막내야, 민어 먹을 때 이모 젓가락도 놔줘라.” 설 연휴를 맞아 섬을 찾았던 작은 형과 누이 가족이 오후배로 섬을 떠났다. 점심을 먹으면서 인천에 사는 작은 형께 나는 물었다. “형, 신포 시장에 민어 골목이 있어.” “응. 많이 외졌지만 지금도 살아있어.” 내 머릿속은 올 여름철 복달임을 어머니를 모시고 형제들과 함께 하겠다는 계산이 서 있었다. 독서대에 얹힌 책은 ‘바다의 황금시대 파시’. 어머니는 회 얘기가..

숭어 연을 아십니까

위 이미지는 5월 초순경 볼음도에서 찍은 숭어를 말리는 풍경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원지(가숭어)입니다. 경기 지방에서 말하는 원지를 남도에서 숭어라 부르고, 남도에서 말하는 가숭어가 경기 지방에서는 참숭어입니다. 생긴 모양은 비슷한데, 가숭어(원지)는 기름기가 많고 등허리 색이 더 어둡습니다. 뒤로 보이는 논배미에 모가 아직 심겨져 있지 않습니다. 물을 잡아놓고 애벌써레를 하였습니다. 논두렁의 풀색이 짙어갑니다. 섬사람들은 이때 숭어를 사진처럼 널어 말립니다. 파리가 아직 달려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닷고기를 소금에 절여 말릴 때 가장 귀찮은 것이 파리가 달라붙어 쉬를 스는 것입니다. 봄바람에 말라가는 숭어에서 짭조름한 맛이 풍기는 것만 같습니다. 여름한철 밑반찬으로 제격입니다. 요즘 서도 군도(群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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