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일정의 마지막 코스는 나리분지였다. 천부에서 오르는 나리분지 가는 길은 급경사였다. 합승버스의 엔진 덜덜거리는 소음이 요란했다. 울릉도의 최고봉은 해발 986.7m의 성인봉이다. 500고지의 나리분지에 우데기를 두른 너와집과 투막집이 이방인의 눈길을 끌었다. 우데기는 울릉도에서 가옥의 바깥쪽에 처마 밑을 둘러싸고 있는 방설(防雪)을 위한 외벽을 가리켰다. 울릉도 선주민을 눈 속에서 보호해주었던 옛집은 이제 관광객의 눈길을 벗어났다. 너와 지붕에 가려졌던 파란 루핑이 드러나 보기에 추했다.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 나리분지는 칼데라 분화구가 무너져 내려 형성되었다. 나리분지는 정수기능을 갖춘 거대한 물탱크였다. 물탱크의 물은 봉래폭로로 쏟아졌다. 신산한 삶이었을까. 얼굴가득 주름진 할머니 한분이 한약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