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裸木 2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책이름 :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지은이 : 박완서 펴낸곳 : 현대문학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현대문학, 2010)는 팔순과 함께 등단 40주년을 맞은 작가 박완서(朴婉緖, 1931-2011)의 산문집이었다. 책은 3부로 구성되었다. 1부 ‘내 생애의 밑줄’에 실린 13편의 글은 노작가가 사람과 자연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기쁨, 경탄, 감사, 애정을 담았다. 표제글 첫 꼭지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는 십여 년 전 경기 구리시 아치울 단독주택 마당에서 잔디밭 김을 매는 작가의 모습으로 시작되었다. 한국전쟁으로 죽은 피붙이들의 고통과 억울한 사정, 죽음을 외치지 못하면 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았다. 글로써 위로받고 치유 받고 싶었다. 그는 뒤늦은 나이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나이..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책이름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지은이 : 박완서 펴낸곳 : 세계사 ‘나는 불현듯 싱아 생각이 났다. 우리 시골에선 싱아도 달개비만큼이나 흔한 풀이었다. 산기슭이나 길가 아무데나 있었다.’(81쪽) ‘나는 마치 상처 난 몸에 붙일 약초를 찾는 짐승처럼 조급하고도 간절하게 산속을 찾아 헤맸지만 싱아는 한 포기도 없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81 ~ 82쪽) ‘가끔 나는 손을 놓고 우리 시골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하염없이 생각하곤 했다.’(96쪽) ‘들판의 싱아도 여전히 지천이었지만 이미 쇠서 먹을 만하지는 않았다.’(102쪽) 어린 작가가 교육열 높은 어머니 손에 이끌려 서울 유학을 왔다. 가난한 홀어머니는 문밖 달동네 현저동에서 바느질로 연명했지만 딸을 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