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이가 보이지 않은지 열흘이 되었습니다. 아침저녁 산책이 허전하기 그지없습니다. 가끔 텃밭에 나와 농사일을 하는 주인부부에게 물어볼 수 없었습니다. 말이 씨가 될지 겁이 나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지요. 주문도 느리 선창에서 대빈창 해변 가는 길은 들녘을 가로지르는 아스팔트 농로입니다. 들녘이 끝나는 지점에 사거리가 나타납니다. 왼쪽 길은 봉구산자락으로 향하는 옛길입니다. 오른쪽 길은 자연부락 대빈창 마을입니다. 왼쪽 길로 접어들면 나즈막한 구릉에 기댄 외딴 집이 나타납니다. 몇 년 전만해도 옛길을 따라 몇 필지의 밭이 이어졌던 곳입니다. 초로의 부부가 새 집을 짖고 이사를 왔습니다. 주인네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대박이의 이름을 알았습니다.대박이는 덩치가 아주 큰 녀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