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지은이 : 이성복펴낸곳 : 문학동네 나는 언저리를 사랑한다 / 언저리에는 피멍이 맺혀있다 속표지를 넘기자마자 나타나는 글귀다. 시집으로 치면 自序에 해당된다. 피멍 맺힌 언저리에 서야만 삶과 죽음, 고통과 상처와 허무, 사랑과 이별을 잘 들여다볼 수 있다는 말일까. 이 책은 시인의 아포리즘 산문집이다. 잘 알다시피 아포리즘이란 금언(金言), 격언(格言), 경구(警句), 잠언(箴言) 따위를 이른다. 책에 실린 글은 모두 541개다. 한쪽에 두 개의 짧은 글귀가 실렸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글이 길어졌다. 대부분이 한 줄의 짧은 글인데 한 면을 차지하는 긴 글 서너 개가 눈에 뜨였다. ‘국내 시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이라는 시인의 시집을 나는 얼마 전에 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