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네모 지은이 : 이준규 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몇 개의 문장을 더 쓰면 저녁이 온다. 몇 개의 문장을 더 쓰면 밤이 오고 겨울이 오고 봄이 온다. 너는 웃고 나도 웃고 몇 개의 문장을 더 쓰면 숲에 이른 문장을 보리라. 몇 개의 문장을 더 쓰고 어둠이 오면. 서시에 해당하는 「문장」(11쪽)의 전문이다. 시인은 시집을 잇달아 펴냈다. 『네모』(문학과지성사)와 『반복』(문학동네) 이다. 나는 낯선 시인의 낯선 시들을 일별하다, 그래도 표지그림 시인의 컷이 낯익은 시집을 집어 들었다.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은 부 구분 없이 72편의 산문시가 실렸다. 하나같이 시들이 낯설고 기이했다. 그것은 시라면 마땅히 이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3無에서 연유한다. 시들은 내용, 형식, 수사가 없었다.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