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크나큰 침묵 지은이 : 유용주 펴낸곳 : 솔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를 뒤늦게 읽고, 시인의 시집과 산문집을 주문했다. 그런데 이 시집만 나의 손에 들어왔고, 나머지 책들은 품절이었다. 어릴 적 아껴둔 조청을 놋숟가락으로 야금야금 핥아먹듯이 15년 전에 출간된 시집을 천천히 읽어나가다, 이 시편을 만났다. 돌연 나의 기억은 30여년 전으로 빠르게 리와인드 되었다. 그 노인/73 망통 그 노인/자전거 타고 내려오다 후배 차에 부딪힌 그 노인/철지난 양복에 살색 털조끼를 걸친 그 노인/까맣게 때 낀 와이셔츠에 주홍색 올가미를 매달고 있던 그 노인/바지 지퍼가 3분의 1쯤 열려 있던 그 노인/민자당 당원증을 주민등록증보다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던 그 노인/진단도 나오지 않은 그 노인/주사 두 대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