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노동의 새벽 지은이 : 박노해 펴낸곳 : 느린걸음 아! 어느새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구나. 89년 나는 안산으로 향했다. 고잔동 빌라 지하방에 간단한 이삿짐꾸러미를 내렸다. 이부자리를 펼치자 몇 권의 책이 방바닥에 쏟아졌다. 『풀빛판화시선5 - 노동의 새벽』 남색표지에 민중판화가 故 오윤의 그림이 장식됐다. 선 굵은 목판화로 새긴 고뇌하는 노동자의 얼굴이었다. 마지막 학기가 끝나가던 그해 겨울 나는 공단 화공약품 공장에 발을 들였다. 그렇게 공장노동자로 사회에 첫발을 디뎠다. 오늘도 공단거리 찾아 헤맨다마는 / 검붉은 노을이 서울 하늘 뒤덮을 때까지 / 찾아 헤맨다마는 / 없구나 없구나 / 스물일곱 이 한목숨 / 밥 벌 자리 하나 없구나 토큰 한 개 달랑, 포장마차 막소주잔에 가슴 적시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