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철 잠에 빠져 있던 소들이 섬마다 한 군데로 모여 들었습니다. 우시장이 아닙니다. 일 년에 한번 쇠소들이 얼굴을 마주 대는 날입니다. 서도의 사람 사는 섬 주문도, 볼음도, 아차도의 봄을 맞이하는 연중행사입니다. 위 이미지는 주문도 마을회관 공터입니다. 경운기들이 나래비를 섰습니다. 섬의 철우(鐵牛)들은 뭍의 소보다 일이 더욱 고됩니다. 봄에 사래 긴 비탈밭을 갈다가 물때에 맞추어 갯벌에 나섭니다. 조개잡이 망태를 먼 갯벌에서 날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섬의 쇠소들은 뭍과 바다 수륙양용일 수밖에 없습니다. 밭에서 온갖 곡식을 거두 들이고 거친 숨을 고르며 쉬는 뭍의 쇠소들이 부럽습니다. 그물에서 건져 올린 비린내 나는 물고기들을 밤과 낮 하루 두 번 져 나릅니다. 섬 주민들은 말합니다. ‘무쇠도 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