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아들아, 넌 어떻게 살래? 지은이 : 최용탁 펴낸곳 : 녹색평론사 아버지! 그 날, 음력으로 오월 열아흐레 저녁 다음 날 모를 심는다며 아버지는 논물을 보고 오셨지요. 그리고는 여럿이 함께 갈 데가 있다며 휑하니 다녀오시겠다고 흙물 밴 무명고의 그대로 사립문을 나서셨지요. 우리는 모깃불을 피워놓고 아버지를 기다렸어요. 금방 돌아와 모를 심고 그 모가 자라 흰 쌀이 되면 보름달처럼 배부를 추석 이야기를 했어요. 멀리서 쿵쿵 거리며 대포소리가 들려와 불안하고 무서웠지만 다시 아버지를 모지 못한다고는 아무도,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것이 이승에서 마지막이었네요, 아버지 그 세월이 육십년이네요. 얼마나 가슴 아프셨어요. 남은 식구들, 어린 자식들 눈에 밟혀 먼먼 황천길 어찌 발길 떨어지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