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농부시인의 행복론지은이 : 서정홍펴낸곳 : 녹색평론사 ‘1999년부터 2000년 사이에는 덕유산 자락에서 젊은이들과 함께 집을 짓고, 함께 밥을 먹고 농사일을 하면서 배운 게 참 많습니다.(256쪽)’ 그 시절, 나는 시인을 한번 만날 수 있었지만 인연이 닿질 않았다. 책씻이를 하고나자 10여 년 전 일이 불현 듯 떠올랐다. 함양 덕유산자락 외딴집에 터를 잡은 후배를 만나러갔다. 화림동 계곡의 농월정,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 등 정자를 둘러보다 후배는 계곡 가까운 마을로 접어들었다. 잎사귀를 무성하게 드리운 아름드리 감나무 아래 평상이 놓인 양지바른 집이었다. 늦가을 햇살이 푸짐하게 쏟아져 마당이 훤했다. 집에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니, 대도시 노동자의 삶을 떠나 귀농을 준비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