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눈을 부릅뜨고 발밑에 아귀를 밟고 있는 사천왕상을 지나치면 정면으로 석등이 가로막는다. 보물 제35호로 지정된 높이 5m의 이 석등은 다른 절집에서는 볼 수 없는 불을 밝힐때 사용했다는 돌계단이 석등앞에 놓여 있다. 석등 왼켠 작은 연못의 비단잉어가 더위를 피해 버드나무 가지가 드리운 그늘속으로 몸을 숨켰다. 보광전 앞 보물 제37호인 삼층석탑이 동서로 서 있는데 눈에 낯설지 않다. 상륜부가 거의 완전하게 남아 불국사 석가탑의 상륜부 모델이 되었다고 한다. 내게는 상륜부가 몸돌에 비해 너무 커 가분수처럼 보였다. 보광사옆 공터는 예전에 우람하고 질좋은 소나무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고 한다. 발굴을 한다고 베어내버려 휑뎅그렁하다. 사역을 따라 흙과 막돌을 개어 담장을 낮게 둘렀는데 위에는 기와를 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