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느림보 마음 지은이 : 문태준 펴낸곳 : 마음의 숲 山竹 사이에 앉아 장닭이 웁니다 묵은 독에서 흘러나오는 그 소리 애처롭습니다 구들장 같은 구름들은 이 저녁 족보만큼 길고 두텁습니다 누가 바람을 빚어낼까요 서쪽에서 불어오던 바람이 산죽의 뒷머리를 긁습니다 산죽도 내 마음도 소란해졌습니다 바람이 잦으면 산죽도 사람처럼 둥글게 등이 굽어질까요 어둠이, 흔들리는 댓잎 뒤꿈치에 별을 하나 박아주었습니다 ‘수런거리는 뒤란’의 전문이다. 시인의 데뷔시집 표제작이다. 시인은 현재까지 5권의 시집과 한권의 산문집을 펴냈다. 내 책장에는 시인의 시집 ‘수런거리는 뒤란’과 ‘맨발’ 그리고 ‘가재미’가 꽂혔다. 새삼 묵은 시집을 펼쳤다. 나는 '뒤란'이라는 단어에서 불현 듯 어릴 적 추억 한 토막을 건져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