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먼 길 가는 나그네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지은이 : 이흔복 펴낸곳 : 솔 삶이란 잠시 지나는 그림자에 불과한가. 끊임없이 나로부터 멀어지는······ 멀어져만 가는 계미년 겨울, 봄이 그리 멀지 않은 어느 날 밤 선생은 순간 매순간 새로운 속세의 시간을 놓으셨다. 허망한 느낌뿐이다. 여한이 없다는 말씀에 나는 그만 엉엉 울고 말았다. 그렇게 눈 깜박할 사이 너무도 당연하게? 가신 것이다. // 관촌冠村 부엉재, 가로다지 길 침묵이 깊다. 이곳은 선생이 생과 사를 함께한 영원한 고향! 벌써 날은 저뭇하고 그림자마저 흔적 없다. ‘명천鳴川 선생을 추억함’이라는 부제가 붙은 「그렇게 겨울이 가고 꿈인 것처럼 또 겨울이 왔다」(37-38쪽)의 1・2연이다. 시인은 지금까지 네 권의 시집을 상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