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연말 뒷집 형수는 남편 병수발로 열흘간 집을 비웠습니다. 고양이들의 끼니를 챙겼습니다. 대빈창 바위벼랑을 반환점으로 돌아오는 산책은 대략 한 시간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날이 궂지 않으면 밥을 먹고 하루 세 번 빼놓지 않고 등산화를 발에 꿰었습니다. 고양이들의 식사는 아침, 저녁 하루 두 번입니다. 산책을 나가면서 딸기포장용 플라스틱 그릇에 사료를 부어 주었습니다. 노순이, 노랑이, 흰순이는 저온저장고 입구 허드레 창고에, 재순이는 바깥 바닥이 식사 장소입니다. 별명이 미련한 놈인 재순이의 식탐을 피하기 위한 상차림이었습니다. 분홍빛이 섞인 도둑고양이 새끼가 언젠가부터 빌붙어 살았습니다. 생명달린 짐승에게 모질 수 없었습니다. 제대로 먹지 못해 한쪽 눈이 애꾸에 가까웠던 녀석이 살이 포동포동 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