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이미지는 24절기 가운데 한로와 입동 사이에 드는 열여덟 번째 절기 상강霜降을 며칠 남긴 대빈창 억새이다. 상강은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고 밤에는 기온이 매우 낮아,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의 계절이다. 아침 산책에서 물 빠진 갯벌에서 쉬고 있는 고단한 기러기들의 애먼 날갯짓이 미안해 발길을 돌려 반대방향 제방을 탔다. 제방 끝은 마을공동어장 구라탕으로 내려서는 길목이었다. 바람에 쓸려 온 모래가 쌓여 작은 둔덕을 이루었고 억새가 뿌리를 내렸다. 제방 끝은 월파벽 공사를 막 끝내 토목 자재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포클레인이 빈 공터를 차지했고, 거푸집이 차곡차곡 쌓였다. 일을 끝내고 뭍으로 나간 인부들이 고마웠다. 그들은 억새 한 포기 건드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흔히 억새와 갈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