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삶, 한 달을 넘어섰습니다. 녀석들의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잿빛 수놈은 토돌이, 누런 암놈은 토순이입니다. 토진이가 언니면서 누나이고, 토돌이와 토순이는 한배 쌍둥이인 셈입니다. 아침저녁 산책마다 눈을 크게 뜨고 울창한 아까시 숲을 둘러봅니다. 날이 갈수록 신록이 우거져 녀석들의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며칠 녀석들을 지켜보니 토끼는 수놈 따로, 암놈 따로 생활하는 것 같습니다. 여명이 터오는 산책에서 세 놈이 눈에 뜨인 것은 단 한번입니다. 토진이와 토순이가 다정하게 제방길가에서 풀을 뜯을 뿐 토돌이는 영 볼 수 없었습니다. 안개가 자욱합니다. 아침 배는 결항입니다. 토순이는 호기심이 많습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어머니가 토끼들의 안부를 묻습니다.“토끼 봤냐?”“예, 오늘은 토끼가 바닷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