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는 소설에서 대설로 향합니다. 농부들의 원망을 샀던 하늘이 때 아닌 요즘 물기를 자주 내 보입니다. 눈이 와야 할 시기에 찬 겨울비만 연일 줄금 거렸습니다. 영하로 떨어진다는 예보에 양파 두둑에 부직포를 씌웠습니다. 영락없이 싸라기눈이 내렸습니다. 텃밭의 월동채소가 네 두둑을 차지했습니다. 썬 짚을 깔고 부직포를 씌운 마늘 두 두둑과 쪽파 반 두둑. 그리고 올해 처음 부직포를 씌운 양파 한 두둑입니다. 어머니가 섬으로 들어오시던 다음해 씨 마늘을 유명한 망월마늘로 구입했습니다. 어머니의 잔손길이 묻은 마늘농사를 7년째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마늘 종구는 진즉 땅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쪽파는 찬 계절을 맨 몸으로 이겨낼 것입니다. 올 대파는 가뭄을 이기지 못하고 작파했습니다. 귀하디귀한 김장에 넣을 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