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2

양파 두둑에 부직포를 씌우다.

절기는 소설에서 대설로 향합니다. 농부들의 원망을 샀던 하늘이 때 아닌 요즘 물기를 자주 내 보입니다. 눈이 와야 할 시기에 찬 겨울비만 연일 줄금 거렸습니다. 영하로 떨어진다는 예보에 양파 두둑에 부직포를 씌웠습니다. 영락없이 싸라기눈이 내렸습니다. 텃밭의 월동채소가 네 두둑을 차지했습니다. 썬 짚을 깔고 부직포를 씌운 마늘 두 두둑과 쪽파 반 두둑. 그리고 올해 처음 부직포를 씌운 양파 한 두둑입니다. 어머니가 섬으로 들어오시던 다음해 씨 마늘을 유명한 망월마늘로 구입했습니다. 어머니의 잔손길이 묻은 마늘농사를 7년째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마늘 종구는 진즉 땅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쪽파는 찬 계절을 맨 몸으로 이겨낼 것입니다. 올 대파는 가뭄을 이기지 못하고 작파했습니다. 귀하디귀한 김장에 넣을 중하..

텃밭을 부치다 2015.12.03

김장을 담그다.

뒷울안을 돌아나오는 어머니의 눈가가 물기로 흥건했습니다. 주말 누이가 오후배로 섬을 떠났습니다. 전날 매제가 포터를 끌고 섬에 들어왔습니다. 적재함에 작은형과 누이네 김장김치가 가득 들어찼습니다. 인천 사는 작은형은 휴일 김포 누이 집을 둘러 자기 몫의 김장김치를 찾아 가겠지요. 어머니가 섬에 들어오시고 입동 주간의 연례행사로 올해가 7년째입니다. 8일 입동 다음날부터 누이는 5일간 세 집 김장을 담느라 몸살까지 얻었습니다. 어머니가 병환으로 거동이 불편하시자, 누이는 올 김장을 50포기로 대폭 줄였습니다. 어머니가 달포 전부터 김장에 들어 갈 마늘과 생강을 미리 손질하셨기에 이마저 가능했습니다. 위 이미지는 김장 첫날의 텃밭 모습입니다. 무와 순무 일부만 걷어 들였습니다. 지금 배추는 반 두둑만 남았고..

텃밭을 부치다 2015.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