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유적 제9호 함허대사 부도는 정수사 진입로 돌계단을 올라와 요사채 뒷편 잡초 우거진 공터를 지나야 한다. 잎사귀를 모두 떨구고 줄기를 하늘로 향해 치뻗친 잡목숲 사이로 난 산길로 들어서는데 누렁이 한마리가 낮선이를 만나 극악스럽게 짖었다. 조금 오르면 낮은 야산자락에 부도가 한기 서있는데 대웅보전 앞마당보다 서해가 훨씬 가깝게 다가온다. 그만큼 부도가 자리잡은 위치가 높아 봄햇살이 따사로웠다. 부도를 에두른 보호철책을 소나무들이 빙둘러가며 한겹 에워쌓다. 차라리 철책이 없으면 오히려 자연스러움이 더할텐데. 부도의 구성은 팔각원당형의 기본형에 4각의 단순한 변형을 가했고, 기단부는 상, 하대로 조성되었다. 방형의 지대석과 기단 위에 원형의 탑신과 6각의 옥개석 위에 상륜은 2단의 원화와 보화를 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