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순이가 방충망이 뚫어져라 안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뒤늦게 나타난 재순이가 출입문 턱에 앞발을 올려놨습니다. 산책에서 돌아오니 아침 7시. 두문불출하던 녀석들이 어쩐 일로 우리 집에 마실을 왔을까요. 분명 뒷집 사람들이 출타하여 아무도 없는 것이 분명합니다. 제가 봉구산 자락 옛길에 올라서자 붙임성 좋은 노순이가 나타났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십니다. 입이 짧은 노순이가 오늘따라 식히려고 내놓은 진돌이 밥에 매달려 억지로 떼어놓으셨다고 합니다. 진돌이 밥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어머니는 노순이의 식탐에 겁이 났습니다. 근 열흘 전 이웃집 나드리를 온 녀석들에게 어머니는 진돌이 끼니로 장만한 우럭지지미를 내주었습니다. 조그만 녀석들이 배가 빵빵하도록 먹어 대견했는데 그만 탈이 났습니다. 두 녀석이 설사를 시작하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