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때 이른 추위가 찾아 왔습니다. 녀석이 보이질 않습니다. 일찍 들이닥친 추위에 녀석의 생체시계가 천천히 맥박을 정지시켜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내년의 따듯한 봄을 그리며 깊은 잠에 빠져 있을까요. 밤마다 찾아오던 녀석이 보이지 않은지가 벌써 한달이 지났습니다. 유리창에 반사된 스탠드 불빛과 제가 읽고 있던 책의 정중앙에 희끄무레하게 녀석의 모습이 보입니다. 창문 밖에 덧친 방충망에 녀석이 배를 깔고 사냥에 여념이 없습니다. 불빛을 보고 달겨든 날벌레들이 녀석의 저녁 만찬입니다. 한결같이 제 시간에 출근하던 녀석이라 가끔 눈에 뜨이지 않으면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아! 언젠가 녀석들의 겨울잠을 엿본 적이 있었습니다. 플라스틱 모형처럼 빳빳하게 굳어 생명체로 보이질 않았습니다. 제가 나이가 들면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