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집 고양이 2

할미꽃이 뿌리를 내렸다.

옛날 어느 산골에 할머니가 두 손녀를 키우며 살았습니다. 큰 손녀는 예뻤으나 마음씨가 고약했고, 작은 손녀는 얼굴은 못생겼으나 마음씨가 비단결처럼 고왔습니다. 큰 손녀는 이웃마을 부잣집으로, 작은 손녀는 고개 너머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갔습니다. 작은 손녀가 할머니를 모시기를 바랐으나, 남의 눈을 의식한 큰 손녀가 억지로 할머니를 모셨습니다. 고약한 큰 손녀는 할머니를 푸대접했습니다.끼니조차 제대로 못 이은 할머니는 작은 손녀를 그리워하며 먼 길을 나섰습니다. 배가 고픈 할머니는 작은 손녀가 사는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고갯마루에 쓰러져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작은 손녀는 할머니를 옛집 뒷동산 양지바른 터에 묻어드렸습니다. 이듬해 봄에 풀 한포기가 무덤에 솟아올랐습니다. 풀은 할머니의 굽은 허리처럼 꽃을..

뒷집 새끼 고양이 - 19

현관문을 열자 노순이가 펄쩍 앞발을 발턱에 올려놓았습니다. 노순이는 요즘 치킨에 몸이 바짝 달았습니다. 봄맞이 집 도색과 방수를 한달 전에 마쳤습니다. 일꾼들이 페인트를 강화읍에서 조달하며 오일장표 통닭 튀김을 한 마리 사왔습니다. 반만 먹고 이리저리 체이던 닭튀김을 어머니가 가스 렌지에 찜을 했습니다. 보기 좋은 것이 먹기 좋다고. 튀김옷이 꺼멓게 변색되어 손이 가질 않았습니다. 그때 마실 온 노순이가 닭다리 한 점을 얻어먹었습니다. 맛이 들린 노순이가 집에 갈 생각을 잊고 하루 종일 어머니를 강아지처럼 쫒아 다녔습니다. 녀석은 유모차를 밀고 산책에 나서는 어머니를 앞뒤로 빙빙 돌며 종아리에 얼굴을 비벼댔습니다. “노란 놈은 여우 짓만 골라 하는구나.” 어머니 말씀이십니다. 닭다리 한 점을 얻으려는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