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개비 2

푸른 황해黃海

따개비는 조간대潮間帶에 사는 바다생물이다. 조간대는 해안에서 해수면이 가장 높아졌을 때(만조선)와 해수면이 가장 낮아졌을 때(간조선) 사이의 지형을 가리켰다. 밀물이면 물속에 잠기고 썰물에 대기 중에 드러나는 하루 4번 물 흐름에 맡기는 생활사였다. 따개비의 몸길이는 10-15㎜로 석회질의 딱딱한 껍데기로 덮였다. 입을 움직여 물속의 플랑크톤을 잡아먹었다. 여섯 번 탈피한 후에 시프리스 유생이 되어 바위에 정착하여 따개비가 되었다.조금 물때의 황해黃海는 동해처럼 파랗다. 들고 나는 물높이가 크게 차이가 없고, 물살이 느리기 때문이다. 반면 사리 때의 빠른 물살은 밑바닥의 개흙을 퍼올려 물색이 탁했다. 사람들은 흔히 사리때의 물색으로 서해를 떠올렸다. 오늘의 이야기 주인공은 따개비로 두 번 째였다. 「세든..

세든 집이 하필이면?

나는 숭어 이마에 붙어사는 따개비야 / 나는 친구들처럼 바위나 말뚝에 붙어살지 않아 / 나는 움직이지 않아도 움직일 수 있어 / 숭어가 내 자가용이야 / 나는 세상을 떠도는 여행자야 / 그물을 피해 숭어가 내달릴 때 / 내 이마에서 물줄기 하나가 달려 나가지 / 멋있지? / 물고기들도 그림자를 볼 수 있다고 / 숭어가 물 위로 뛰어오를 때 / 쏴 하고 비명도 지르지만 / 나는 물 위 세상도 실컷 구경하는 따개비야 함민복의 시 「따개비」(46쪽)의 전문입니다. 대빈창 해변에서 돌아와 책장의 동시집 『바닷물 에고 ,짜다』를 꺼냈습니다. 동시집의 구성은 시인의 동시와 화가 염혜원의 그림이 서로 마주보는 형식을 취했습니다. 이마에 붙은 따개비가 귀찮은지 숭어가 눈을 흘겼습니다. 제방 아래까지 밀려 온 부표에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