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한국의 늪 지은이 : 강병국 찍은이 : 최종수 펴낸곳 : 지성사 4부자는 기대 반 설레임 반에 달뜬 마음으로 들녘으로 향했다. 수확을 눈앞에 둔 황금 벌판이 출렁거렸다. 며칠 전에는 논물을 말리면서 민물새우를 몇 가마니나 잡았다. 고된 낫질을 기다리는 벼베기에 앞서 조금이라도 힘을 덜 들이기 위해서는 논바닥이 쩍쩍 금이 갈 정도로 말라야했다. 모기장 그물을 대고 물꼬를 텄다. 까만 토하들이 새까맣게 탁탁 튀어 올랐다. 민물새우는 어머니 손을 거치면 밥도둑인 토하젓이 될 것이다. 말린 새우는 겨우내 찌게를 끌이거나 양념에 버무려 밑반찬으로 먹었다. 여기저기 논마다 수렁에서는 김을 뿜었다.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서늘해 진 것이다. 한강도 마른다는 갈수기이지만 수렁은 겨울 내내 물안개를 피워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