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산책시편 / 마음의 오지지은이 : 이문재펴낸곳 : 민음사 / 문학동네 날씨가 사라졌어요/날씨는 이제 없습니다날씨는 기상청 예보에만 있지요/전날 밤 텔레비전과 신문에서/날씨는 잠깐 보였다가 지나갑니다/방송이 체감온도 영하 15도라고 일러 주면/사람들은 그 순간에 추위를/다 겪어 버리는 것이지요/이튿날 아침에는 그 다음 날의/날씨를, 아니 예보를 기다리게 됩니다/날씨는 언제나 당일과는 무관합니다제가 조만간 편지 띄우겠습니다/날씨와 만나러 한번 나갑시다 산책시편의 부제로 '산책시 4'라는 꼬리표가 붙은 '날씨가 사라지다'의 전문이다. 그렇다. 현대인에게 날씨의 변화는 아무 관계가 없다. 냉난방이 훌륭한 아파트에서 자고 자가용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에어컨이나 스팀이 씽씽 돌아가는 빌딩속 회사로 출근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