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삐릿 지은이 : 한동원 펴낸곳 : 실천문학사 촌놈들은 오랜만에 공항에 진출했다. 오거리 번화가에서 짜장으로 배를 불린 일행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어깨를 그들먹거리며 시장통으로 들어섰다. 강렬한 오후의 햇살을 하얀 타일이 튕겨내는 삼층건물의 마빡에는 세로로 공항예식장이라는 고딕체 상호가 붙어있었다. 지하계단 입구로 오소리잡는 청솔연기처럼 담배연기가 꾸역꾸역 배어나왔다. 해가 떨어지기까지는 이른 시간인데도 지하 홀은 입추의 여지없이 젊음의 열기로 빼곡하다. 낮은 조도로 인해 칸막이로 둘러싸인 테이블 군상들은 실루엣마저 뿌옇게 다가왔다. 나는 담배필터를 질근질근 씹으며 카운터에 비치된 메모지와 볼펜을 가져왔다. 그동안 갈고닦은 비장의 무기를 드러내 촌놈의 때갈을 벗어내고 싶었다. 'R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