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빈창 해변에서 봉구산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시멘트로 포장된 길 양안은 모두 밭입니다. 거개 고구마가 심겨 있거나 띄엄띄엄 고추밭입니다. 밭마다 울타리로 폐그물을 둘렀습니다. 고라니의 침범을 경계하는 방책입니다. 섬의 밭농사는 야생동물과의 투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장 피해를 크게 입히는 놈은 멧돼지와 고라니입니다. 멧돼지에게 폐그물은 무용지물입니다. 야행성인 놈들은 밤에 내려와 울타리 그물이 우습다는 듯 말 그대로 쑥대밭을 만들어놓기가 일쑵니다. 아침에 밭을 둘러 본 섬사람들은 허탈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 전 새끼 두 마리를 거느린 멧돼지가 주문도에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은 유해조수수렵단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사냥꾼이 나타나자 녀석들이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사냥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