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절기는 곡식을 깨우는 비가 내린다는 곡우穀雨를 지나 여름이 성큼 다가선다는 입하立夏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열년 열두달 대빈창 바위벼랑을 반환점으로 삼은 산책은 오늘도 여지없습니다. 날이 궂지 않은 이상 하루 세 번 식후 산책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절기는 신록이 무르익어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하루 산책에서 만나는 새의 숫자는 수십에서 수백 마리는 족히 될 것입니다. 계절별로 만나는 새들을 텃새와 철새를 불문하고 나열하면 노랑턱멧새, 종다리, 박새, 오목눈이, 곤줄박이, 동고비, 까치, 직박구리, 멧비둘기, 딱따구리, 흰뺨검둥오리, 소쩍새, 매, 괭이갈매기, 방울새, 까마귀, 딱새, 뻐꾸기, 중대백로, 물총새, 파랑새, 제비, 휘파람새, 찌르레기, 황로, 노랑부리백로, 후투티, 두루미, 청둥오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