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명정 40년 지은이 : 변영로 펴낸곳 : 범우사 한 해 빨리 6살에 학교에 들어갔지만 술로 자주 빠졌다. 만취해 집까지 왔으나 앞마당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로 덩실덩실 춤을 추고, 물동이를 인 촌부(村婦)에게 달려들어 입을 맞추려했다. 한여름 밤 친구 집에서 술인지 잠인지 깨 오줌이 마려워 나체로 마루로 나섰다가 모기장 속 잠에 빠진 부녀자들께 넘어지고 변소인 줄 알고 방뇨를 시원하게 보았으나 김치광이었다. 이러니 길바닥이나 다리 위에 쓰러져 잠든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엄동설한의 홍제동 공동묘지 상석 위였다. 당연히 몸이 동태처럼 굳어 천우신조로 살아났다. 반민법(反民法)에 걸린 인사들이 바둑을 두자 판을 엎어버리고, 술자리에서 분위기를 깨는 옆자리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