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그려서 세상에 유명하니 / 변씨는 이로써 ‘변고양이’라 불렸는데 // 이번에 또다시 병아리 그려내니 / 가는 털 하나하나 살아 있는 듯 // 어미닭은 까닭 없이 잔뜩 노해서 / 안색이 사납게 험악한 표정 // 목털은 곤두서서 고슴도치 닮았고 / 건드리면 꼬꼬댁 야단맞는다 // 쓰레기통 방앗간 돌아다니며 / 땅바닥을 샅샅이 후벼파다가 // 낟알을 찾아내면 쪼는 척만 하고서 / 새끼 위한 마음으로 배고픔 참아내네 // 아무것도 없는데 놀라서 허둥허둥 / 올빼미 그림자 숲 끝을 지나가네 // 참으로 장하도다 자애로운 그 마음 / 하늘이 내린 사랑 그 누가 빼앗으랴 // 병아리들 어미 곁을 둘러싸고 다니는데 / 황갈색 연한 털이 예쁘기도 하여라 // 밀랍 같은 연한 부리 이제 막 여물었고 / 닭벼슬은 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