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아메바 지은이 : 최승호 펴낸곳 : 문학동네 25 나는 간빙기의 인간 나는 간빙기(間氷期)의 인간이라고 한다. 거대한 얼음의 시간과 얼음의 시간 사이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크로마뇽인들은 빙하기에도 살아남았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다 죽었다. 25-1 나는 지구온난화 시대의 인간이다. 북극의 얼음이 녹고 해수면이 높아지는 불길한 별에 살고 있는 것이다. 마당으로 부엌으로 밀려들어오는 바다. 투발루 사람들은 섬을 떠났다. 하지만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25-2 냉장고 문이 열리면서 북극곰들이 걸어나오는 일은 없는 것일까 냉장고 문이 닫히면서 남극의 펭귄들이 문을 두드리는 일은 없는 것일까 25-3 온몸이 눈송이뿐인 새를 설붕(雪鵬)이라고 하자. 설붕은 무척 크다. 우리가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