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육체쇼와 전집지은이 : 황병승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천민자본주의 체제에 어깃장을 놓는 고난의 생태적 자급자족 삶을 살던 젊은 아나키스트 부부가 섬을 떠났다. 남편은 중앙대 연극과, 아내는 인터넷 진보신문 기자 출신으로 3년 전 볼음도에 처음 발을 디뎠다. 윤구병 농부철학자가 일구었던 변산 공동체에서 농사를 배웠고 강화도를 거쳐 민통선 섬 볼음도에 정착했다. 나에게 좋은 말동무였다. 그네들은 나를 황송하게 낙도오지의 진보주의자로 대접했다. 주일에 한두 번 볼음도에 건너갈 적마다 우리는 얼굴을 마주 대했다. 젊은 부부는 고향 강릉으로 이사를 앞두고 주문도 나의 집을 찾았다. 주문도 나들길을 걷고, 선창 식당에서 점심을 하는 약속을 잡았다. 하늘은 우리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풍랑으로 배가 결항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