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바다와 술잔 지은이 : 현기영 펴낸곳 : 화남 책을 잡는 누구나 쪽빛 표지에서 소설가 현기영(玄基榮, 1941 - )의 고향 제주바다를 떠올렸을 것이다.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나는 현기영을 세 손가락에 꼽았다. 78년 여름 계간지 『창작과비평』에 발표된 중편 「순이 삼촌」은 제주 4·3을 다룬 최초의 작품이었다. 소설은 서북청년단 출신 극우 경찰들의 제주 도민을 향한 반인륜적 학살을 민중적 시각에서 고발했다. 중단편소설집 『순이 삼촌』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초판을 찍은 지 한 달 만에 재판을 찍었다. 위기의식을 느낀 유신정권의 보복은 졸렬했다. 소설가를 합수사合搜査 지하실로 연행했다. 그들은 잠도 안 재우고 삼일 간 고문하고, 작가를 유치장에 열흘 간 처박았다. 그리고 책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