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준 3

스님, 메리 크리스마스

책이름 : 스님, 메리 크리스마스 지은이 : 박남준 펴낸곳 : 한겨레출판 꽃이 진다 꽃이 핀다(호미, 2002년) 박남준 산방일기(조화로운삶, 2007년) 스님, 메리 크리스마스(한겨레출판, 2013년) 세권 째 시인의 산문집을 잡았다. ‘이 곳 지리산 자락으로 이사를 온 게 2003년 9월’(15쪽)이었다. 『꽃이 진다 꽃이 핀다』는 전주 모악산 산중 옛 무당집에 살던 시절이고, 두 권은 경남 하동 악양 동매마을 끄트머리 오두막집 심원재(心遠齋)에서 펴낸 산문집이다. 시인은 모악산에서 악양 동매마을로 이사 오면서 풍경, 양은 냄비, 농기구와 함께 청매화나무, 깽깽이 풀, 초롱꽃, 흰 수선화(제주화가 강요배가 분양해 준)를 옮겨와 뜰 안에 심었다. ‘버들치 시인’의 세 번째 산문집의 주인공은 단연 ‘나무..

적막

책이름 : 적막지은이 : 박남준펴낸곳 : 창비 시집으로서는 시인과의 첫 만남이다. 이 시집은 시인의 5번째 시집으로, 작년(2010년) 실천문학사에서 펴낸 '그 아저씨네 간이휴게실 아래'가 6번째 시집으로 최근작이다. 1984년 등단이후 여섯권의 시집을 냈으니, 평균 5년에 한권씩 펴낸 셈이다. 전업시인이면서도 '과작의 시인'이라 할 수 있다. 친구 시인 함민복도 전업시인이면서 쉽게 시를 쓰지 않으니, 저자의 빈궁함을 나는 어렵지않게 머리속에 그릴수 있었다. 나는 그동안 시인의 산문집 두권을 손에 넣었다. '새까만 그을음이 덕지덕지 들러붙고 맞은편 바람벽이 동굴처럼 휑 뚫려나간 부엌은 한낮에도 깊은 어둠이 또아리를 튼' 무덤같은 집이었던 전주 모악산의 산골 외딴집의 삶을 그린 '꽃이 진다 꽃이 핀다'와 ..

박남준 산방일기

책이름 : 박남준 산방일기 지은이 : 박남준 펴낸곳 : 조화로운 삶 속표지가 은은히 내비치는 한지의 반투명성. 목판화에 새긴 듯한 표제의 글씨체. 수묵화의 농담처럼 한지에 번져나가는 파란 색감은 조금 물때의 바다색이다. 홍매화 세 송이가 허공에 흩날린다. 본격적인 책읽기게 앞서 나는 겉표지 한지를 한겹 벗겨낸다. 세 송이 꽃을 매단 여린 매화가지가 드리웠고, 분분히 날리는 매화 꽃송이들은 저자인듯한 인물이 감상하는 표지 그림이다. 그러고보니 부제가 '시인 박남준이 악양 동매마을에서 띄우는 꽃편지'다. 동쪽 매화마을에 시인은 살고있다. 출판사의 정성이 깃든 고풍스런 제본은 책을 잡는 독자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든다. 하잘것없는 허위의식에 기댄 값비싼 양장본은 불편하다. 책씻이하고 난 손때 묻은 책을 한지 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