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옥 2

상식 : 대한민국 망한다

책이름 : 상식 : 대한민국 망한다 지은이 : 박승옥 펴낸곳 : 도서출판 해밀 냄비에 담긴 물이 서서히 데워지고 있었다. 온 몸을 휘감는 온수에 긴장으로 팽팽하던 근육이 기분 좋게 이완되었다. 냄비의 물이 더워지는 것을 개발과 성장이라 불렀다. 편의를 추구하며 욕구가 충족되는 만족스러움에 위기를 눈치 챌 수 없었다. 물을 덥히는 연료는 프로메테우스가 전해주었다. 냄비 속의 개구리들은 스스로를 호모 사피엔스, 즉 슬기동물이라 불렀다. 여기서 냄비는 우주에서 생물체가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터전인 지구다. 나무로 불을 피우던 개구리들은 석유와 방사능이 효율성 높은 연료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지구라는 냄비가 뜨거워지는 열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서버리고 말았다. 물이 점점 ..

잔치가 끝나면 무엇을 먹고 살까

책이름 : 잔치가 끝나면 무엇을 먹고 살까 지은이 : 박승옥 펴낸곳 : 녹색평론사 글쓴이 박승옥은 80년대부터 민주화, 노동운동의 최일선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는 전태일기념사업회 연구원으로서 민주화운동이 처한 환멸적 상황을 극복, 타개할 방안을 연구 중이다. 부제 '한국사회의 생태적 전환을 위한 제언'이 말해주듯 식량·에너지의 자립·자치를 위한 풀뿌리 운동을 시민들이 밑에서부터 전개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아니 저자는 호소, 제언이 아닌 차라리 절규하고 있다고 말해야 정당하다. 나는 책을 읽으며 시인 최영미의 도발적 데뷔시집인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자연스레 떠 올렸다. 90년대 초 소비에트와 동유럽이 무너지면서, 이 땅에는 사리 물때의 썰물처럼 급속하게 이념이 쓸려갔다. 80년대의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