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이미지는 한달 전 박진화 화백의 작업실에 들렀다가 주인을 만나지 못하고 손전화로 한 컷 담은 이미지입니다. 화백의 작업실은 볼음도 샘말에서 안말로 넘어가는 몇 필지의 논배미가 바다로 고개를 쑥 내민 얕은 둔덕에 자리 잡았습니다. 주문도에서 오후 2시 출항하는 객선을 타고 볼음도에 닿았으니, 3시경 무렵입니다. 출입문의 녹슨 열쇠가 꽂혀 있는 손잡이를 돌리자 클래식이 텅 빈 공간을 메우고 있었습니다. 빈 이젤과 마무리되어가는 대형 화폭이 벽에 기대었고, 석유풍로도 불을 밝힌 채 그대로입니다. 며칠 뒤 전화를 넣으니, 화백은 산책에 나섰다고 합니다. 시간의 흐름에 둔감한 나는 화백께 물었습니다. 벌써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강화읍 대산리에서 볼음도로 적을 옮기고 동네잔치를 여는 화백의 집들이에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