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자년(庚子年)의 대서(大暑)는 7월 22일이었습니다. 대서(大暑)는 24절기 중 열두 번째로 소서(小署)와 입추(立秋) 사이에 들며, 중복(中伏) 때로 더위가 심한 시기입니다. 대서라고 아침 산책을 미룰 수 없는 노릇입니다. 알람소리에 눈을 뜨고 헌 운동화를 발에 꿰었습니다. 대기의 푸른 기운이 점차 가시고 먼동이 터오고 있었습니다. 발이 마음보다 앞서 몸을 이끌었습니다. 장마전선이 북상하여 많은 비를 쏟아붓고 어제밤부터 잠시 주춤했습니다. 허공을 한 움큼 움켜쥐면 물이 방울방울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반환점 바위벼랑에서 내처 가파른 나무계단을 올랐습니다. 물먹은 대기처럼 축축 처지는 몸을 끌다시피하며 나무테크 계단 정상에 간신히 올랐습니다. 지친 몸을 얹힐 요량으로 방부목 기둥에 팔을 뻗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