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젠가 먼 훗날 나는 서오릉으로 봄철의 외로운 산책을 하고 싶다. 맑은 진달래 한 송이 가슴에 붙이고 천천히 걸어갔다가 천천히 걸어오고 싶다. - 『청구회 추억』의 마지막 문장입니다. 아름다운 산문은 선생이 1968년 7월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남한산성 육군교도소의 사형수 시절에 쓴 글입니다. 하루 두 장 밖에 지급되지 않는 재생휴지에 한자 한자 적어 나가던 선생의 회한이 어땠을지 짐작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청구회 추억』을 세 번 만났습니다. 2008년 그림이 곁들여진 단행본은 손에 넣기가 저어되었습니다. 햇빛출판사의 초판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빠졌던 글을 1998년 돌베개의 재간행된 책을 통해 읽었습니다. 아직 비닐포장을 뜯지 않은 『신영복의 엽서』에 영인본이 있습니다. 새로 나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