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미안한 마음 지은이 : 함민복 펴낸곳 : 풀그림 시인 함민복은 선하다. 다르게 말하면 마음결이 곱다. 자주는 못 보지만 불현듯 시인이 생각나면 나는 화도 동막리로 달려갔다. 시인을 보려면 지금 그의 위치를 추적해야 한다. 손전화(핸드폰이라고 써 오던 것을, 나도 시인을 따른다)부터 걸어야 한다는 뜻이다. 출판이나 원고 문제로 서울에 올라가 있거나, 그도 아니면 이 책에도 나와 있듯이 고깃배를 타고 화도와 장봉도 사이 바다에 떠있기 때문이다. 시인이 지금까지 낸 4권의 시집과 2권의 산문집 중 유일하게 자필서명이 들어있지 않은 책이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올 정초 나는 오랜만에 시인의 누추한 집을 찾았다. 그때 시인은 2권의 초창기 시집과 신간 도서인 이 책을 나에게 건넸다. 2권의 시집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