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한(忙中閑)의 뜻은 ‘바쁜 가운데의 한가한 틈’을 말한다. 어머니 인생의 망중한은 과연 있었기나 한 것일까. 어머니가 병원 10층 복도에서 보행 보조기에 의지해 걸음을 옮기셨다. 7월 1일 어머니가 대학병원에 입원하셨다. 어머니는 이른 새벽 아침과 점심을 밥통에 앉히고, 앉은뱅이 밥상에 냉장고의 반찬을 꺼내 나의 출근 전 밥상을 차렸다. 점심을 먹으러 집에 오면 어머니는 항상 누워 계셨다.“어머니. 왜 매일 누워만 계세요. 어디 편찮으세요.”“나이 먹어서 그런지. 움적거리는 게 귀찮다. 나아지겠지.”누이와 동행하여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면서 나의 무신경에 화가 솟구쳤다. 어머니의 고통에 이렇게 무딜 수가 있다니. 어머니의 건강에 조금 만 신경을 썼더라도 어머니가 앉은뱅이 생활을 하셨다는 것을 눈치챘을 ..